가끔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지금 이 순간 평화로움이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해서
오히려 나중에 무언가 들어 닥칠까봐 불안해지는 기분이 문득 들때..
틈틈이 갖는 책 읽는 시간, 아침에 93.9를 틀어놓고 설겆이를 할때
그리고 주말에 한번씩 부모님, 공주와 함께 하는 산책 시간
이 모든 순간순간이
너무나 달콤하고 행복하다.
(물론 백년만의 무시무시한 더위,
예기치 못했던 크고 작은 트러블들과
함께하고 있지만 그마저 잊을만큼)
이틀 전 수업 중간 타임에 가진 가족과의 토요 명화시간 역시
그러했다. 영화 중간중간 역사에 대해 대화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또 내가 던지는 질문들에 곧바로 답이 돌아오는 즐거움을 느끼며
이런 즐거움을 왜 모르고 살았지. 이런 부모님을 둔 얼마나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더랬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런 행복감을 느끼기에 지금의 나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학기엔 강의 세개를 해야 하고
련이 가게의 인테리어 소개건으로 그간 전화로 시달리고
크게는 또다시 시험이 코앞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때에 따라 잊을 줄 알며 경중을 다룰 줄 알고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나는 어떤 면에서
나이를 먹어가며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현명함을 한편으로
얻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더도 말고 이대로만 내년을. 또다른 나의 시간을
맞이. 해보자.
ps.
요즘의 기록:
읽은 책_ 나의 눈부신 친구
읽고 있는 책_ 빨간머리앤의 하는 말
최근의 영화_나의 소녀시절/ 태평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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